<4·3보선 이후>교섭단체 ‘평화와정의’ 논의 물꼬 틀듯

정의당 6석 확보로 요건 충족
평화당내 반대로 합의 미지수

구성합의땐 ‘범여 vs 범야’ 재편

4·3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영국 정의당 후보의 당선으로 정의당이 6석의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민주평화당(14석)과 함께 원내교섭단체 ‘평화와 정의’를 다시 구성할지 주목된다. ‘평화와 정의’가 구성될 경우 국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 등 4개 교섭단체 체제로 재편되면서 각 정당 간 역학관계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민주평화당 내에 정의당과의 연대로 얻을 실익이 없다는 목소리도 있어, 양당이 교섭단체 구성 합의에 이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4일 오전 KBS 라디오에 나와 “이제 곧바로 민주평화당을 만나서 (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해나갈 생각”이라며 “민주평화당의 정동영 대표님이나 이용주 의원님 등이 (여 후보) 지원 유세에도 오셨고 힘을 많이 실어주셨는데 그 뜻은 향후에 국회의 가장 개혁적인 교섭단체를 공동으로 추진해나가자고 하는 숨은 뜻도 있을 거라고 보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의당이 ‘평화와 정의’ 교섭단체 복원을 시발점으로 본격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정의당 지도부는 민주평화당과의 교섭단체 구성 협상을 서두를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평화당도 정동영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여 후보 지지유세에 나섰던 만큼 ‘평화와 정의’ 복원을 서두를 방침이다. 민주평화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내일(5일) 최고위원회의와 다음주 의원총회를 통해 ‘평화와 정의’ 구성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당내에서는 ‘우리가 득을 본 게 없다’는 일부 반대 의견도 있지만, 교섭단체 구성으로 얻는 실익이 더 큰 만큼 구성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전 의원의 죽음으로 와해된 ‘평화와 정의’가 복원되면 국회 협상 판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가 의기투합해 한국당을 압박하는 ‘한국당 패싱’ 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또 한편으로 민주당과 ‘평화와 정의’, 다른 한편으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각각 손을 잡아 범여권과 범야권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새롭게 4당 체제가 만들어지더라도 노 전 의원 사망 전의 4당 체제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