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다툼·오물투척·폭력 등
문제 드러나면 감찰로 전환
警, 피의자 안인득 신상공개
5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은 경남 진주 아파트 참극과 관련해 경남지방경찰청이 피의자 안인득(42)의 이름과 나이를 공개하고 안과 관련된 최근 8건의 112신고가 적정하게 처리했는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의 조치를 비판하고 있는 유족들은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사망자 발인을 무기한 연기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19일 진주 방화·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경남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총경)을 팀장으로 감찰·강력·생활안전계장과 112 관리팀장 등 10여 명으로 구성됐다. 진상조사단은 안과 관련해 수차례 112신고(층간 다툼, 오물투척, 폭력 등)를 했는데도 경찰이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고, 현장 초동조치도 미흡했다는 유족들의 의견에 따라 구성됐다.
이에 따라 조사단은 지난해 9월 26일부터 지난 3월 13일까지 안과 관련된 8건의 112 신고 사건의 처리 절차 및 현장 초동조치 전 과정을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대상은 안과의 층간 다툼으로 위층의 112 신고로 가장 많이 출동한 진주경찰서 계양지구대와 폭력신고로 출동한 상대지구대 및 형사계 등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사건처리 전 과정의 진상파악을 위해 감찰, 강력, 112 여러 분야의 인력으로 조사단을 꾸렸다”며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자를 징계하는) 감찰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과 관련된 112 신고는 2018년 9월 1건, 올해 1월 1건, 2월 2건, 3월 5건으로 지난달 급증했다. 안이 살던 아파트 위층과 층간 소음 문제 등으로 접수된 112 신고는 5건이며 이 중 검찰에 송치된 것은 1건에 불과하다. 4건은 미제로 남거나 상담, 현장 계도 등으로 종결됐다. 경찰은 지난 18일 사건의 심각성을 감안해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날 오후 구속된 안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사망자 유족은 이날 5명 중 3명의 발인을 진행하려 했으나,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발인을 무기한 연기했다. 유족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적 인재로 인해 발생한 사건을 인정하고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발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아무도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사과를 받은 뒤 다섯 가족이 합동으로 영결식을 치르겠다고 알렸다.
진주 = 박영수·조재연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