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2년>성장률 -0.3% ‘쇼크’… 환율 1170원대 ‘비명’

올 성장률 2%대 초반 전망
2009년 이후 최악성적 예고

출범 2주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적표를 평가할 때 지난 1분기의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과거 눈에 띄게 성장률이 낮아진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등 매우 특수한 위기 국면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내외 경제 환경에 큰 충격이 없는데도 지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수출과 투자, 소비 등 사실상 모든 면에서 성장 모멘텀이 살아나지 않고 있어 이대로 가면 정부가 목표한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2.6~2.7% 달성은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6%에서 2.5%로 낮췄지만, 민간의 전망은 대체로 2%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민간의 예상대로 경제 성장률이 2%대 초반(2.0~2.2%)에 머물 경우,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7% 성장하는데 그친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이 된다. 외환위기 및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여파로 1998년 -5.5%를 기록한 것과 2009년을 제외하면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이나 1%대로 내려간 적은 없었다. 해외 투자은행(IB) 중에는 올해 한국 성장률이 1%대로 곤두박질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수출과 투자가 크게 악화해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있을 뿐 아니라 기업의 실적도 줄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은 2년 3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최근 11거래일 동안 원·달러 환율이 30원 가까이 치솟아 1170원대에 이르렀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10일에는 1073.10원이었으나 꾸준히 오르면서 최근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달러 강세 추이에서도 유난히 한국의 환율이 크게 오르는 점은 한국의 경제 체력에 대한 의구심을 보여준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도 과거 정부 시절과 비교하면 최하위다. 취임 초기 기대감에 상승하던 코스피는 지난해 1월 29일 2607.1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1년이 지난 1월 4일에는 1984.53으로 내려앉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간 코스피는 약 5% 하락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금융위기 후유증 영향으로 코스피가 4.37% 하락했고 박근혜 정부에선 2.12% 하락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에는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에서 빠져나오면서 60.36%나 올랐으며 노무현 정부 시기에도 60.17%, 김영삼 정부 시기에는 32.71%가 각각 올랐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