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11개월만에 임단협 잠정 합의

‘기본급 동결’ 노조가 받아들여
중식대 인상·성과급 추가 지급
핵심쟁점 ‘전환배치’ 개선 타협

르노삼성차 노사가 11개월 만에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잠정 합의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14일부터 28차 본교섭을 시작한 이후 40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16일 새벽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안은 21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 이상 찬성할 경우 최종 승인된다.

잠정 합의안에는 노사 간 견해차가 가장 컸던 인사제도를 비롯해 성과급 추가 등이 포함됐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일단 기본급은 인상하지 않는다. 이는 사측 주장을 노조가 받아들인 것이다. 대신 기본급 유지 보상금을 1인당 100만 원을 지급하고, 중식대 보조금을 3만5000원을 올리기로 했다. 성과급은 총 976만 원에 생산성 격려금(PI) 50%를 추가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핵심 쟁점인 배치전환과 관련해 노사는 전환배치 절차를 개선하고 단체협약 문구에 반영하기로 타협했다. 앞서 노조는 외주분사와 배치전환 규정을 ‘노사 간 협의’에서 ‘합의’로 바꾸자고 요구했다. 노조가 지난 2012년 관련 조항을 기존 합의에서 협의로 바꾼 이후 사측이 외주화를 위해 배치전환을 해왔다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전환배치를 합의로 바꾸는 것은 인사경영권 침해라며 반대해왔다.

양측은 이견을 보였던 외주·용역 전환과 관련해서는 ‘노사 일방 요구 시 분기별 1회 정기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노조가 주장한 ‘합의’가 수용되진 않았지만 ‘노사 일방’이 요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 양측이 서로 양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방안도 담겼다. 직업 훈련생 60명을 충원하고,주간조의 점심시간을 기존 45분에서 60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 2018년 임단협 협상을 시작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채 11개월가량 극심한 분규를 겪었다. 노조는 이 과정에 모두 62차례(250시간)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였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