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ISD 자신감인가… 금융위 “판정문 나오면 요약본 공개”

다야니ISD 사례와 다른 행보
“ICC 재판승소 악영향” 전망도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결과가 나오면 판정문 요약본을 즉시 공개하기로 했다. 첫 ISD 패소인 이란 다야니가(家)와의 소송 판정문을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과 상반되는 조치다.

이는 정부가 론스타와의 ISD 결과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를 상대로 ‘전부 승소’한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의 판정문에 정부 책임과 관련한 문구가 있을 경우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6일 “론스타와의 ISD는 아직 심리 중으로, 판정문은 재판부의 절차종결 선언 이후 4개월, 최대 6개월 안에 나온다”면서 “판정문이 나오면 신속하게 주요 내용을 요약본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ISD를 맡은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판정문이 나오면 통상 2개월 뒤에 요약본을 공개하고 있다고 금융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ISD 결과를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며 “재판부보다 판정문 요약본을 먼저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6월 정부가 패소 뒤 판정문 공개를 거부해 행정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다야니가와의 ISD와는 다른 행보다. 이로 인해 정부 안팎에서는 정부가 론스타와의 ISD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15일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제기한 14억43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 규모 손해배상청구에서 승소했다. 금융위는 브리핑에서 “하나금융·론스타 간 ICC 중재 결과가 론스타와의 ISD 소송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긍정적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번 ICC 중재 판정문 내용에 정부의 책임과 관련한 문구가 포함되면 론스타와의 ISD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론스타와의 ISD 결과는 이르면 오는 9~10월쯤 공개된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