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함께 치러진 각국 총선·지방선거도 ‘극우·녹색’ 돌풍

벨기에 북부선 극우가 ‘제2당’
남부 왈로니아는 녹색당 약진
그리스는 조기 총선 치르기로

그리스, 벨기에, 스페인 등에서 유럽의회 선거와 함께 치러진 총선 및 지방선거 결과에서도 극우당과 녹색당 등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각국의 정치 지형도 요동치고 있다.

26일 벨기에 총선 개표 결과 네덜란드어권인 북부 블레미시 지역에선 극우 성향의 ‘플레미시이익당’(VB)이, 프랑스어권인 남부 왈로니아 지역에선 ‘녹색당’이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우파 성향으로 플레미시 지역의 분리를 주장하는 ‘새플레미시연대’(N-VA)는 반(反)난민을 내세우는 극우 정당인 VB의 공세에 밀려 종전보다 8석을 잃어 전체 하원 의석 150석 가운데 25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반면 VB는 이번 선거에서 종전보다 의석수를 15석 늘린 18석을 확보하며 현재보다 5석이 줄어든 좌파 성향의 사회당(PS)과 함께 제2당으로 올라섰다. 연립여당의 중심축으로 샤를 미셸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MR)도 5석이 줄어든 15석을 얻는 데 그쳤다.

유럽의회 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진행한 그리스에선 집권당이 야당에 크게 밀리면서 조기 총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그리스 출구조사에서는 제1야당인 보수성향 신민주당이 32∼36%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예상 득표율 25∼29%를 압도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회견을 열고 10월 예상된 총선을 앞당겨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중도좌파 정당인 ‘변화를 위한 운동’은 7∼9%, 극단적 극우 정당인 황금새벽당과 공산당은 각각 5∼7% 득표율로 예상됐다.

이탈리아의 유럽의회 선거에서 마테오 살비니(46)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끄는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이 최다 득표 정당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현지 공영방송의 출구조사 결과 동맹이 27∼31%를 득표해 이탈리아 정당 중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유럽의회 선거와 동시에 12개 지역의 광역 지방선거도 동시에 치른 스페인의 경우 사회당이 대부분을 석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대통령선거의 최종 승자를 가리는 결선투표를 함께 진행했다. 리투아니아 선거관리위원회는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정치 신인 경제학자인 기타나스 나우세다 후보가 70%의 득표율로 전직 재무장관인 인그리다 시모니테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