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지자체에 대기오염 제철소 조업정지 연기 요청

경북·전남 “대안모색” 누그러져
충남은 당진제철소 정지 강행

제철소 고로 브리더 개방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과 관련,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동안 제철소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신중 모드’로 전환했다. 또 경북도와 전남도도 정부 방침에 따라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있는 충남도는 법적 절차에 따라 처분하기로 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환경부는 12일 서울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경북·전남·충남도 환경 담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통해 다음 주에 민관전문가 거버넌스를 구성, 2개월 안에 브리더 개방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이때까지 행정처분도 연기해 달라고 지자체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회의에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고로 브리더 개방 허용 여부 등 제도 개선도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포항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했던 경북도는 정부에 개선책을 요구하며 앞으로 진행될 청문에 신중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고로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을 회수하는 장치는 전 세계 어느 철강업체에도 없다”면서 “국가나 포스코 등 철강업체가 관련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단 조업정지 처분은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11일 조업정지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경북도에 내고 청문을 요청했다.

전남도도 광양제철소 ‘조업 10일 정지’ 행정처분에 대해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기업에 과중한 부담을 줘서도 안 되고 환경문제도 소홀히 해서도 안 되는 만큼, 법적 테두리 내에서 어떤 대안이 있는지를 연구 검토해보도록 관계 부서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충남도는 당진제철소에 대한 행정처분을 밀어붙이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10일 “조업정지 행정처분은 타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는 당진제철소에 대해 조업정지 10일 행정 처분을 내렸으며 현대제철 측은 지난 7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포항=박천학·광양=정우천·당진=김창희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