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고 잠근다… 감독 머리싸움 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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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정정용 - 우크라 페트라코프
모두 현역 시절 무명 수비수
유소년 육성 전문가도 닮은꼴

정감독, 스리백 포메이션 활용
페트라코프는 ‘5-4-1’ 고집

무명 출신의 사령탑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지략대결을 펼친다.

오는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우치스타디움에서 우승을 다투는 정정용(50) 한국대표팀 감독과 올렉산드르 페트라코프(62) 우크라이나 대표팀감독은 현역 시절 무명의 수비수였다. 둘 다 대표팀 경력은 없다. 하지만 20세 이하 선수 육성에 잔뼈가 굵었고, 마침내 월드컵 결승에 올라 한국, 우크라이나의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정 감독은 2006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유소년 육성에 전념했고 2017년부터 이번 20세 이하 월드컵에 대비했다. 옛 소련 출신인 페트라코프 감독은 2010년 우크라이나 청소년대표팀을 맡았고 2011년부터 20세 이하 대표팀을 조련했다. 하지만 그동안엔 성과가 없었다. 2013년과 2017년엔 예선에서 탈락했고, 2015년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정 감독과 페트라코프 감독은 수비수 출신답게 수비조직력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팀은 F조에서, 우크라이나는 D조에서 최소 실점 1위였다. 대표팀은 총 6경기에서 5실점, 우크라이나는 6게임에서 3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0점대 실점을 유지하고 있다.

정 감독은 스리백 기반의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한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1차전·아르헨티나와의 3차전·일본과의 16강전·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선 3-5-2, 세네갈과의 8강전에선 3-4-2-1,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2차전에선 4-2-3-1을 운용했다. 변화무쌍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

정 감독은 지난해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에게 ‘전술노트’를 한 권씩을 나눠주었다. 상대 전술과 경기 운영 방식에 따른 포메이션, 세트피스, 측면 공략 등이 자세하게 담긴 마법노트다. 전술노트를 숙지한 덕분에 선수들은 포메이션 변화, 위치이동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페트라코프 감독은 파이브백, 즉 5-4-1 포메이션을 고집하고 있다. 페트라코프 감독은 수비벽을 높고 두껍게 쌓은 뒤 좌우 측면을 빠르게 돌파하는 역습을 즐긴다.

둘 다 오랫동안 20세 이하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최강의 팀워크를 완성했다. 그리고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진출, 한국과 우크라이나에 사상 첫 우승컵을 안기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결승전을 마치고 웃는 사람은 한 명뿐이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