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시대’ 이렇게 극복하자>“인구소멸 위험도 따른 지역별 ‘맞춤 복지체계’로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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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 재정비 필요한 복지서비스

농촌인구 노인 비중 급증세
2020년 22% → 2040년 38%
15∼64세 66% → 53% 급감
지역 재정능력 감소 악순환

자율차 등 4차산업기술 활용
노인 특화 의료·이동서비스
복지전달체계 전면개편 필요

인구소멸 위험 적은 대도시도
빅데이터 기반 지역수요 분석
고용·교육·교통 연계형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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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태풍이 ‘지방 소멸’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절반가량을 소멸 가능 도시로 지목하며 화제가 된 책 ‘지방소멸’의 저자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 일본 이와테(岩手)현 전 지사의 분석 방법을 적용하면 우리나라도 이 같은 대열에서 예외가 아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지자체의 30%가량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지역사회가 급격한 쇠퇴를 겪게 되면 기존의 복지 체계로는 감당할 수 없는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기정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18일 “사회복지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활용해 각 지자체 인구구조 특성에 부합하는 전달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기 교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의 학술연구사업을 통해 ‘지방 인구구조의 변화와 지역 사회복지 전달체계’를 연구했다.

연구 내용에 따르면 지방 소멸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고령 인구 위주로의 급격한 인구 재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촌의 인구 구성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2.9%에서 2040년에는 38.0%까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15∼64세 인구는 같은 기간 66.6%에서 53.3%까지, 15세 미만 인구는 10.6%에서 8.7%로 줄어든다. 마스다 전 지사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와 20∼39세 여성 인구를 비교해 젊은 여성 인구가 노인 인구의 절반에 미달할 경우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다. 젊은층의 농촌 이탈과 고령층 인구 비중의 증가 속에서 농촌을 중심으로 한 소멸 위험 지역 증가는 이미 저항할 수 없는 흐름이 된 상황이다.

기 교수는 “출산율 감소, 고령화의 영향에 의한 인구구조 변화는 인구 감소 지역의 재정 능력과 지역 활력 요소를 감소시키고, 이러한 재정 능력과 지역 활력 요소의 감소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매력도를 낮춰 인구를 다시 감소시키는 악순환 구조를 양산하게 된다”며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는 지방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지역사회복지 및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개편 방안을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체계적으로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 교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복지 전달체계의 개편을 위해 우선 인구 규모, 증감, 전망 등 특성에 따라 지역을 유형화하고 전체 유형들을 단순화해 세 개의 ‘지자체-페르소나(persona)’로 재구성했다. 지방 인구 소멸의 가능성이 높은 초고령화 농촌 유형, 상대적으로 인구 소멸의 가능성이 낮은 대도시 서비스 기반 유형, 그리고 지방 인구 소멸의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제조업 기반 도시 유형으로 나뉜다. 이들 세 가지 유형은 그 전달체계에 있어 각각 노인복지 중심의 서비스, 지역별 차별화된 복지서비스, 다양한 수요 계층을 충족시키는 사회복지서비스로 방향이 나뉘게 된다.

우선 초고령화 농촌 유형에 대해서는 노인복지와 관련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기술 도입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홈스피커, 대화 및 상담을 위한 ‘챗봇’이나 홀로그램, 노인 거동감시기능, 자동추적 기술과 같이 노인 홈과 의료 및 상담서비스와 관련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여기서 축적된 자료들은 노인행태 분석 기반 복지서비스로 연결돼 활용된다. 초고령화 농촌 유형에 필요한 또 다른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무인자동차다. 기 교수는 “기존 대중교통체계와의 조정과 법 개정을 통해 무인자동차를 노인복지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며 “민간부문의 전달체계에 있어서도 이러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할 수 있으며 특히 공공부문 전달체계와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한 빅데이터 등의 활용은 노인복지 서비스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대도시 서비스 기반 유형과 제조업 기반 도시 유형 지역에서는 복지 취약지역 중심으로 지역복지를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역을 선별하기 위한 지리정보시스템과 빅데이터 활용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대도시에서의 사회복지와 고용, 교육, 교통 연계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역의 특성이나 수요를 분석하고 이에 맞춰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특별히 수요응답형 교통(DRT)의 경우는 대도시에서도 공간적으로 필요한 지역들이 있고, 제조업 기반 도시에서도 연결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무인자동차 및 자율운행버스 기술이 도입돼야 하고 이에 맞는 법 및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민간부문 복지 전달체계의 경우에는 복지 취약지구 중심 복지서비스 등의 공공 전달체계와의 연계형 복지서비스, 그리고 지역 내 종교기관, 시민단체 및 협동조합 참여형 복지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공유경제 사업화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 교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한 다양한 기술적 지원이 지역적 특성에 맞춰 지원되고 이를 위한 지역사회 복지 전달체계 개편이 이뤄진다면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복지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