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생일맞은 하버마스, 1700쪽 새 책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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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철학의 역사’ 9월 출간
프랑크푸르트大서 기념강연
실시간 중계… 3000명 경청

90세 생일(18일)을 맞은 독일의 대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사진)가 강연과 1700페이지 분량의 새로운 책 출간을 알리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19일 도이체벨레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하버마스는 생일 하루 뒤인 이날 프랑크푸르트대에서 기념 강연을 열었다. 강연 중간에 갑작스레 화재경보가 울려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가 30분 뒤 상황이 정리되자 다시 연단으로 돌아와 강연을 이어가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강연장으로 돌아온 하버마스는 “제게 대한 많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라며 유머를 잃지 않는 대범함을 보였고 곧바로 “윤리성과 윤리성 간의 관계에서…”라며 강연을 이어갔다. 대학 관계자는 “화재경보기가 울린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작동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은 다른 강연장에서도 실시간 중계돼 총 3000명이 하버마스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하버마스는 또 오는 9월 새 저서 ‘또한 철학의 역사’(Auch Eine Geschichte der Philosophie)를 통해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두 권의 새 책은 단순히 고대시대에서부터 철학의 발전과정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당시 사회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출판사 측은 전했다.

공론장의 개념을 처음 제시하고 비판 이론을 계승한 하버마스는 현존 최고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로 꼽힌다. 프랑크푸르트대 내의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에서 연구한 ‘프랑크푸르트학파 2세대’의 선두주자다. 연구뿐 아니라 사회 현상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하버마스는 최근에도 자국중심주의가 득세하고, 이민자 수용에 비판적이고 소극적인 독일 사회에 대해 적극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

글 =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사진 = 프랑크푸르트대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