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일주일 앞인데… 여전히 韓日회담 미정

당국자 “회담 희망” 되풀이
日은 미·중·러와 모두 회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여전히 개최 여부가 안갯속이다. 북·중이 정상회담으로 밀착하면서 북핵 문제를 둘러싼 방정식이 복잡해졌지만, 한·미·일 공조의 핵심 축인 한·일 관계는 위안부 문제에 이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보상 문제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현재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문 대통령의 G20 계기 정상회담은 한·중, 한·미 정상회담뿐이다. 통상적인 다자 국제회의에서는 다양한 국가들과의 양자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가장 중요한 ‘4강’과의 정상회담은 절반 이상이 미확정 상태인 셈이다. 반면 개최국인 일본의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4강국 정상들과 모두 회담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일관계 회복이 한국 외교의 최우선 순위로 떠올랐지만, 한국은 여전히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郎) 일본 외무상과의 고위급 회담 역시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대통령께서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해,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특히 이 당국자는 “30분 전이라도 (합의되면 정상회담이) 될 수는 있다”면서 ‘공’을 일본에 넘겼다. 하지만 일본도 국내정치에 이 문제를 이용하고 있는 만큼, 물 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할 것은 표명하는 등 전면에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결국 대통령이 직접 명확한 방침을 밝히며 협의했어야 하는데, 이게 미뤄졌던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