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제조업… 생산능력 10개월째 하락 ‘역대 최장’

작년 생산능력도 전년比 감소
통계 작성이후 46년만에 처음
가동률 떨어지고 재고율 급등

28일 나온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2019년 5월)을 보면, 지난해 제조업 생산능력은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1971년 우리나라에서 제조업 생산능력 조사가 시작된 뒤 제조업 생산능력 증가율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46년여 만에 처음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이란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 환경(설비, 인력, 조업시간 등)에서 생산할 때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량(적정생산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늘어나는 게 정상이다.

월별 통계를 봐도, 제조업 생산능력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을 기록했다. 제조업 생산능력 증가율이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71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길다.

올해 5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101.4(2015년=100)는 지수의 수준(레벨)으로 봐도 2016년 4월(101.1) 이후 가장 낮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생산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줄고 있다는 뜻이다. 제조업 생산 능력이 마이너스 증가율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 실적의 비율)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2016년(73.4%), 2017년(73.3%), 2018년(73.5%) 등 3년 연속 73%대를 유지하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올해 1분기에는 71.8%로 떨어졌고, 5월에는 71.7%로 하락했다. 제조업에서 만들 능력(생산능력)도 떨어지고 있지만, 팔 데가 없어 공장을 돌리지 않으면서 평균가동률마저 추락하고 있다.

제조업 출하(생산물을 시장에 내보내는 것)에 비해 재고가 많이 쌓이면서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급등하고 있다. 올해 5월 재고／출하비율은 118.5%로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9월(122.9%) 이후 20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물건이 안 팔려 창고에 쌓이는 재고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민간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각종 규제 등에 가로막혀 서비스업에서도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면서 생산 및 투자만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까지 꽉 틀어막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