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당국, 시진핑 사촌 동생 돈세탁 혐의로 조사

현지서 거액 불법도박 의혹도
中 외교부 대변인 “사실무근”

호주 정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촌 동생인 차이밍의 돈세탁 등 범죄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주 시민권자인 차이밍은 조직범죄, 돈세탁, 부당한 압력행사 등의 혐의로 호주 당국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차이밍은 시 주석 외삼촌의 아들, 즉 외사촌이다. 차이밍은 시 주석과의 관계를 사업 수단으로 이용해가며 호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 당국은 차이밍이 2017년 호주에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고 돈세탁한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또한 호주 검찰은 차이밍이 호주 최대의 카지노인 크라운 등에서 거액의 불법 도박을 한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차이밍은 2012년과 2013년 카지노에서만 무려 3900만 달러(460억 원)를 썼으며, 2015년엔 4100만 달러(484억 원)를 크라운 카지노에서 베팅해 카지노의 ‘최대 스폰서 5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 돈이 돈세탁을 위한 자금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WSJ는 차이밍의 도박과 사업에 시 주석이 직접적으로 연루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도 지난 28일 시 주석의 친척인 차이밍이 돈세탁과 조직범죄에 연루된 혐의로 호주 정보기관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호주 정부의 조사에 대해 화춘잉(華春瑩)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사실무근’이라며 “개별 미디어가 근거 없는 사실을 퍼뜨려 중국의 신용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매우 비열하다”고 전했다.

차이밍에 대한 조사는 지난해 제정된 ‘외래 간섭 방지법’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이 호주 국회의원을 매수하는 방법으로 자국에 유리한 입법 활동이 이뤄지도록 하는 등 호주 정치권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하자 호주는 지난해 법을 제정하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베이징=김충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