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쟁력 위기, 고부가가치로 넘는다>1㎟당 100㎏ 넘는 무게도 ‘거뜬’… 전기차용 자동차강판 개발 앞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포스코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 연구원들이 기가스틸을 적용해 튼튼하면서도 가볍게 만든 전기차용 서스펜션을 살펴보고 있다. 포스코 제공

- ⑦ 포스코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안전
충돌안전성 국제기준 만족
배터리팩도 기가급 강재 사용

수소전기차 금속분리판 소재
스테인리스강도 독자 개발

원료 가격 인상으로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포스코는 전기차, 수소 전기차 등 미래차 핵심 부품과 차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친환경에너지 사업, 설비 고도화 등을 중시하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7월 27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가운데, 포스코는 2023년까지 신성장사업 발굴 등에 총 45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기자가 찾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포스코 글로벌 R&D 센터’ 1층에는 포스코가 개발한 전기차용 서스펜션 콘셉트(PSC-EV)와 배터리팩 콘셉트(PBP-EV), 전기차 차체 콘셉트(PBC-EV)가 줄줄이 전시돼 있었다. 포스코를 대표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 자동차 강판인데, 최근 자동차업계에서는 알루미늄, 마그네슘, 플라스틱 등 가벼운 소재를 자동차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응해 포스코는 ‘기가스틸’을 이용한 차량 경량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1㎟당 100㎏ 이상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양쪽에서 강판을 잡아당겨 찢어질 때까지 얼마나 견디는가를 뜻하는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 이상이어서 기가스틸이란 이름을 붙였다.

포스코가 개발한 전기차 콘셉트에는 기가스틸이 대폭 적용됐다. 기가스틸을 쓰면 알루미늄,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보다 안전하면서도 가벼운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

철강솔루션마케팅실 성형연구그룹 김재현 연구원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해석을 통해 충돌 안전성을 검증한 결과, 국제자동차안전표준에 포함된 7가지 충격시험과 4가지 강성시험 기준을 모두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전륜 서스펜션에는 1.2∼1.3㎬급 기가스틸을 70% 적용했다. 후륜 서스펜션은 저가형 토션빔 타입과 고급형인 멀티링크 타입을 모두 개발했는데, 기가스틸을 30% 이상 적용했다. 후륜 서스펜션에는 기가스틸 중에서도 강도와 ‘연신율’(늘어나는 정도)이 모두 뛰어난 최신 강종 ‘XF(Extra Formable)강’을 사용했다. 배터리팩도 기가급 강재를 사용, 강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전기차 차체의 경우 기가스틸을 45.4% 적용했는데, 2㎬급 기가스틸도 사용됐다. 이를 통해 차체 중량 26.4%, 후륜 서스펜션(토션빔 타입 기준) 무게 20% 경량화를 이뤄냈다.

포스코는 수소 전기차 핵심부품 ‘금속분리판’ 소재에 사용되는 고내식·고전도 스테인리스강 ‘Poss470FC’를 독자 개발해 상용화하기도 했다. 기존 금속분리판은 금속 소재에 금이나 탄소 물질, 질소화합물 등을 코팅해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값도 비쌌다.

포스코는 복잡한 코팅공정을 거치지 않고도 부식에 잘 견디면서 전기 전도성을 유지하는 스테인리스강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 수소 전기차 넥쏘에 포스코 Poss470FC강을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또 발전용 연료전지분리판 특화 강재도 개발해 미래 수소경제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송도 =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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