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일각서 核무장론 다시 확산

향군 “核은 核으로 맞서야”
野서도 “美 전술핵 공유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6일 ‘한·일 핵무장 허용’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국내 보수진영에서 “핵은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는 9일 ‘최근 한반도 핵무장론 거론에 대한 향군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고 “1000만 향군은 ‘핵은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향군은 “핵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상호 핵 확증파괴 전략”이라며 “필요 시 한반도 핵무장 공론화를 위한 1000만 서명운동 등 국민 안보 불안 해소를 위한 대국민 안보 계도 활동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6일 “한국·일본과 같은 동맹들은 미국과의 동맹관계에 대한 신뢰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했는데, 핵무기가 그들 영토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비행 거리 정도에 있다면 얼마나 오래 이런 확신이 지속하겠는가”라면서 핵무장 허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도 같은 날 한·일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핵 억지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할 경우 동맹들이 자체 핵무장 필요를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군사 전문가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핵무장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술핵 재배치’를 가장 강하게 주장해온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전술핵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와 비슷한 핵 공유를 포함해 핵 억지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검토를 청와대에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아·정충신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