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접경지역서 공연… 평화의 울림 세계로 퍼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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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양구·인제서 ‘PLZ 페스티벌’… 임미정 예술감독

“을지전망대·신병교육대 등서
클래식 음악 축제·포럼 열어

평화와 생태의 공간 탈바꿈
DMZ에 대한 새시각 가지길”

“강원도 비무장지대(DMZ)에서 시작된 평화의 울림이 전 세계에 전해졌으면 합니다.”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DMZ를 평화와 생태의 공간인 ‘PLZ’(Peace＆Life Zone)로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축제가 펼쳐진다. 강원도, 학술단체인 지구와사람, 사단법인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은 20일부터 10월 5일까지 강원 춘천시와 인제군, 양구군 일대에서 ‘2019 PLZ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DMZ를 PLZ로！’라는 구호 아래 클래식 음악 축제와 포럼을 결합한 평화·생태 문화 운동의 하나다.

예술감독을 맡은 임미정(사진) 한세대 교수는 “전 세계 유일의 분단된 지방자치단체에서 사는 강원도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나아가 전 세계인들이 DMZ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페스티벌을 기획하며 접경지역과 DMZ가 가진 장소적 의미에 주목했다. 그는 “전문 공연장이 아니라 접경지역의 야외에서 공연을 준비하다 보니 그 안에서 상징적으로 음악회가 가능한 장소를 선정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렇게 선정된 공연장이 양구군의 을지전망대·박수근미술관과 인제군의 DMZ국립자생식물원·DMZ평화생명동산·12사단 신병교육대 등이다. 그는 “음악과 함께 자연과 하나 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가 음악을 통한 평화 메시지 확산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2000년 미국 뉴욕에서 음악 활동을 하던 당시 평양을 방문해 피아노를 연주한 것이 계기였다. 임 교수는 “남북으로 나뉘어 있지만 결국 우리가 연결된 공간인 DMZ에 대한 인식을 평화와 생태의 공간으로 바꾸고 싶다는 소망은 그때부터 품어왔다”며 “드디어 PLZ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클래식 음악 축제는 춘천 KT&G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생태 포럼(20~22일)에 이어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인제와 양구에서 개최된다. 특히 28일 DMZ국립자생식물원에서 열리는 메인 공연에는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EU) 대사를 비롯해 주한 이집트 대사 등 11명의 대사가 참석해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춘천 = 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