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文정부 ‘불공정’에 분노… 침묵하던 중도층도 거리에 섰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조국 파면’ 개천절인 3일 오후 자유한국당과 범보수 시민단체 등이 주최한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1.3㎞에 달하는 왕복 11∼12차선의 세종대로를 가득 메우고 “조국 파면”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조국 수호’ 진보진영 주최로 지난 9월 28일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서초동의 왕복 8∼10차선 도로 600여m 구간에서 “조국 수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광화문 집회 ‘성난 민심’

광화문~서울역 10차선 메운채
‘조국 파면’‘文정부 실정’외쳐
“서초동 집회에 반발심리 깔려
중도·보수 묶어내는 효과냈다”
대학생들도 ‘祖國을 개혁하라’
曺비리 풍자노래 부르며 규탄

개천절인 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조국(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집회는 공정과 사회정의를 외치는 중장년, 청년층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국 사태’로 발화된 집회는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으며 그로 인해 그동안 침묵하던 일부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까지 거리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 등 보수 정당,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같은 시간 각각 따로 집회를 신고·개최했지만, 광화문 앞에서부터 서울시청을 지나 서울역까지 왕복 10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인파는 ‘조국 파면’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새벽에 대구에서 열차를 타고 올라와 집회에 참여했다는 최모(61) 씨는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모(여·67) 씨는 “북한이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등 국가 안보가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며 “오늘 날씨가 화창하지만, 비가 오고 태풍이 불어도 집회에 참가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천절 집회는 보수 총동원령이자 지난달 28일 진보진영의 서초동 집회에 대한 반발심리가 깔려 중도층 일부를 흡수하는 효과를 냈다”며 “진보와 보수 양쪽이 지지층과 중도층을 동원하는 세 경쟁이 시작된 만큼 거리정치가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학생들도 거리로 나왔다. 지난달 조 장관 임명을 계기로 결성된 전국대학생연합(전대련)은 이날 오후 6시 30분쯤부터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청년이여, 조국을 개혁하라’고 외쳤다. 조국(祖國)이 조 장관의 이름과 동음이의어인 것을 이용해 조 장관을 규탄하며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전대련 집행부에 따르면 이날 집회엔 5000여 명의 대학생과 일반 시민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생들은 집회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 중 ‘민중의 노래’ 등으로 조 장관의 비리 의혹을 풍자하기도 했다. LED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대학생 임모(29) 씨는 “조 장관은 편법으로 자기 자식만 챙기며 남의 자식들 사정은 돌보지 않았다”며 “정의의 상징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송유근·조재연·나주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