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무역협상 1단계 합의>中도… 안정적 성장 위해 ‘대미갈등 완화’ 절실

- 시진핑은 왜 합의했나

年6% 경제성장률 유지 필수적
“적극재정·온건 통화정책 실시”
이번주 경제공작회의서 결정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매 등을 조건으로 미국과 1단계 무역협상 타결에 나선 데는 냉혹한 경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내년도 안정적 경제 성장을 위해 미국과의 무역 갈등 완화가 절실하다. 특히 내년에 중국 공산당의 주요 목표인 ‘전면적 샤오캉(小康)사회(의식주 걱정 없는 비교적 풍족한 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6% 안팎의 성장 유지가 필수적이다. 미·중 막바지 협상 중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이번 주 중앙 경제공작회의를 열어 안정적 성장 기조 유지를 핵심으로 하는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했다.

13일 오전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와 관련한 특별한 발표나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의 공식 발표와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도 경제 안정을 강조한 것을 고려하면 중국 지도부가 1단계 무역 합의를 전제로 회의를 개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난해 경제공작회의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대처가 언급됐지만 이번에는 대내외 리스크로 인한 경제 하방 압력 정도만 강조됐다”며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바탕으로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이번 경제공작회의에서는 “거시정책을 안정시키고 미시정책은 원활히 하며, 사회정책이 뒷받침하는 정책 틀을 지속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계속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대신 기존 3600억 달러 규모의 자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 대폭 감축에 동의한 것은 1년 6개월째 이어지는 무역전쟁으로 안정적 경제 성장에 큰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500억 달러 규모는 사실 중국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