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檢 인사 폭거>‘수사제동’ 본격화되기 전… 檢, 靑 압수수색으로 정면돌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짐싸는 ‘윤석열 사단’ 최근 검찰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 대검찰청 간부 8명 중 7명의 검사장이 좌천성 전보인사를 당한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서 검찰 직원들이 지방 부임지로 향하는 간부들의 짐을 옮기고 있다. 곽성호 기자

靑·與·법무부 전방위 압박에도
균형발전위 이어 전격 압수수색

이성윤은 부임뒤 ‘보고’받기로
검찰국장때 ‘尹배제’주문 전력
권력수사 ‘尹패싱’ 우려 제기돼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히는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오는 13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정식 부임하게 되면 그동안 진행돼 온 현 정권에 대한 수사에 제동을 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흔들림 없이 관련 수사를 진행하려는 입장인 윤석열 검찰총장과 어떤 식으로든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10일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서며 이 국장의 서울중앙지검장 부임 전까지 흔들림 없이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1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지검은 이 국장의 검사장 부임 당일인 13일부터 업무보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부임 전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중앙지검장도 다수 있었으나 이 국장의 경우 이번 인사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부임 시점 이후로 업무보고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국장은 업무보고를 받는 시점부터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건 수사에 어떤 식으로든 본인의 의견을 강하게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의 의지에 반하는 입장을 표명할 경우에는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해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 원칙도 흔들릴 여지가 많다. 검찰과 각을 세우고 있는 법무부 간부를 거쳐 중앙지검으로 부임하는 이 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로 검찰 고위 인사 중 대표적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이 국장은 윤 총장을 ‘패싱’하고 청와대에 직보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전망 속에도 검찰이 이날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옛 균형발전비서관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검찰 인사를 통해 정권을 향한 수사를 무력화하겠다는 청와대의 의도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전날에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4층에 있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청와대의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으로 인해 혜택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준비하며 2017년 12월 균형발전위 고문으로 위촉됐다. 검찰은 여권 인사들이 함께 참여한 고문단을 통해 송 시장이 선거 공약 수립과 이행에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단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 같은 수사 범위가 청와대의 관련 비서관실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신임 검사장 부임을 불과 사흘 앞두고도 중앙지검이 정권의 심장부인 청와대를 압수수색했다는 점에서 친문(친문재인) 진영 인사들이 연루된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나가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재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현 정권을 겨냥한 각종 사건을 지휘한 검찰 고위 간부를 대거 좌천시키는 인사안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한 이 국장은 각 수사팀 중간간부 교체 인사안도 적극적으로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과 함께 적폐수사 및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함께하며 손발을 맞췄던 검사들이 교체 대상으로 언급된다. 조 전 장관 일가 사건을 수사한 중앙지검의 송경호 3차장과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 허정 반부패수사3부장, 이복현 반부패수사4부장 등이 거론된다. 이 사건의 지휘 라인인 양석조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도 인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한 신봉수 중앙지검 2차장도 교체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조 전 장관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9월에는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게 전화로 ‘윤 총장을 제외한 특별수사팀’을 주문하기도 했다. 물론 당시 대검은 이 제안을 거부해 실현되지 않았다. 해당 사건으로 이 국장과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시민단체로부터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당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돼 있다.

이희권 기자 tray9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