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작가 15명이 경험한 ‘몸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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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갗아래 / 토머스 린치 외 14명 지음, 김소정 옮김 / 아날로그

손은 우리가 가장 많이 쓰지만 평소에는 특별히 생각하지 않는 신체 부위다. 하지만 손끝에 작은 가시라도 하나 박히면 온 신경이 곤두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하물며 몸의 어느 부분에 병이 생긴다면 어떨까. 칼럼니스트인 크리스티나 패터슨은 어른이 돼서도 사라지지 않는 여드름 때문에 피부에 각별한 관심을 두게 됐고, 19세에 크론병 진단을 받은 소설가 윌리엄 파인스는 다른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한 대장에 관한 특별한 기억을 갖고 있다. 또 장의사인 토머스 린치는 자궁을 ‘인간 존재의 여정이 시작되는 곳’이라며 삶과 죽음에 관해 떠올린다.

책은 영국 BBC 라디오3에서 방송된 ‘몸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 엮은 것이다. 영국에서 주목받는 15명 작가들이 피부, 눈, 코, 폐, 심장 같은 신체 부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자의 경험과 생각, 관련 지식을 토대로 몸이라는 생물학적 주제를 아름다운 문학적 형태로 옮겼다. 몸속에 이토록 풍성한 사연이 숨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몸을 들여다봄으로써 나를 나이게 만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256쪽, 1만4000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