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주역 11人’ 새벽 귀환에 공항 북적…“온 나라의 경사 실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의 배우와 제작진이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진원 작가, 양진모 편집감독, 이하준 미술감독, 배우 이선균, 최우식, 송강호,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배우 박소담, 조여정, 박명훈, 장혜진. 신창섭 기자

취재진 90여명·팬들 몰려
봉준호 감독은 내주 입국
“꿈에서도 못봐…비현실적”

전국 극장서 재상영 돌풍
촬영 세트장 복원도 추진

‘기생충’ 배우들과 제작진이 귀국한 12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은 북새통을 이뤘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입국장에는 세계 영화사에 기념비적으로 남을 쾌거를 이룬 ‘기생충’ 배우들을 보기 위해 9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으며 수십 명의 팬과 다른 입국 승객들도 걸음을 멈추고 배우들을 지켜봤다. 시상식 후 봉준호 감독이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소감을 말하며 “내일 아침까지 술 마실 준비가 돼 있다(I a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next morning)”고 밝힌 대로, 봉 감독과 배우들, 제작진 등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한식당 소반에서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축하연을 열었다. 축하연 후 잠깐 휴식을 취하고, 바로 짐을 싸 귀국길에 오른 배우들은 수상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피로감을 느끼지 않은 듯 밝은 표정과 경쾌한 발걸음으로 입국장에 들어섰다. 이들은 화장기 없는 자연스러운 얼굴에 편한 복장으로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송강호가 마이크를 잡고 귀국 인사말을 하는 도중 옆에 있던 다른 승객의 강아지가 큰 소리로 짖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1월 2일 출국해 한 달 넘게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아카데미 캠페인을 펼친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여전히 현실감이 없고, 정신도 없다. 공항에 기자분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며 “온 나라가 다 기뻐하셨구나 싶어 우선 감사드린다. 장기 출장을 마치고 그리웠던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우선 짐부터 풀어놓고 시차 적응을 잘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선균도 “꿈에서나 보던 아니, 꿈에서도 보지 못했던 일들이 눈앞에 펼쳐진 비현실적 기분”이라며 “이 영화에 참여한 게 저에겐 최고의 결과인 것 같고, 봉준호 감독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마음으로 기뻐해 주신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귀국 소감을 말했다. ‘기생충’ 배우들과 제작진은 봉 감독이 다음 주 귀국한 후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자세한 소감 등을 전할 예정이다.

‘기생충 신드롬’이 일며 재관람 열풍도 불고 있다. 기택(송강호)네 가족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을 촬영한 서울 부암동 자하문 터널과 터널 앞 계단에 ‘인증샷’을 찍으려는 영화 팬들과 해외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재개봉한 ‘기생충’은 시상식 당일인 10일 1761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9위에 올랐고, 11일에는 8339명이 관람해 5위로 뛰어올랐다. 북미 극장가에도 오스카 효과에 힘입어 박스오피스 순위가 12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기생충’ 속 기택네 반지하가 폭우로 물에 잠긴 장면을 촬영한 세트가 복원된다. 경기 고양시는 ‘기생충’과 ‘명량’ ‘국제시장’ ‘광해’ 등의 수중 특수촬영을 진행한 아쿠아 스튜디오를 포함한 영상문화단지를 조성한다고 12일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