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호남3당 통합안 거부… 바른미래 ‘孫 1인 정당’ 되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손학규(왼쪽 세 번째)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탈당에 ‘셀프 제명’ 움직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호남권 3당 통합안에 대한 추인을 보류하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통합 협상에 나섰던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개혁위원장을 포함해 김동철·주승용 의원 등 호남계 의원들은 이르면 이날 탈당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날 의원총회에서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의 ‘셀프 제명’까지 이뤄진다면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손학규 1인 정당’으로 전락할 처지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편의를 위한 지역주의는 우리의 선택이 될 수 없다”면서 “호남 신당 창당은 결코 새로운 길이 될 수 없는 것으로, 우리 정치가 구태로 회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추인 여부는 다음 최고위원회의까지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손 대표는 호남 세력과의 통합보다 청년미래 세력과의 통합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가 3당 통합 합의안을 보류함에 따라 김동철·박주선·주승용 의원 등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나 탈당을 포함해 향후 진로를 논의했다. 박 의원은 “손 대표가 추인을 보류한 것이 대표직 유지를 위한 시간끌기라는 판단이 선다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면서 “안철수계 의원들의 제명도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계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셀프 제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계로 분류되지 않는 임재훈·채이배 의원 역시 손 대표의 리더십엔 의문을 품고 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