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말뚝 박아 軍사격훈련 방해’ 5명 檢송치

미추홀사격장 가는 길 막고
사격훈련 중 무단침입하기도
警 ‘군시설보호법 위반’ 적용

군부대 사격장에 무단 침입해 훈련을 방해한 토지주와 주민을 경찰이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해 2월 육군 제17사단 3765부대가 사격 훈련 중인 인천 서구 공촌동 미추홀사격장(2만6446㎡)에 무단 침입해 훈련을 방해한 사격장 인근 토지주 A 씨와 B 씨 등 5명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넘겼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 해당 군부대의 고발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A 씨 등은 지난해 2월 11∼13일, 25∼27일 각각 3일간 미추홀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사격장과 통하는 각종 길목에 쇠말뚝을 박아 군부대의 이동을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격 훈련 중이라는 군의 경고도 무시한 채 이곳 사격장 내 피탄지(被彈地)에 3차례나 무단 침입해 훈련을 중단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곳 사격장 때문에 주민들이 공포에 떨며 살고 있고 군이 민간인 소유의 땅까지 침범해 불법점유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민원을 해당 군부대와 관할 구청에 제기해 왔다.

하지만 해당 군부대는 개발제한구역 내 군사시설인 사격장이 운영된 것은 2003년부터이며 매년 150∼180일간 연대급 병력 3000여 명이 사격을 하지만 여태껏 주민 피해가 정식으로 접수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군은 또 이곳 사격장 주변 반경 1㎞ 내 확인된 민가는 단 2채뿐이고 실거주민은 4명으로 이들에 대한 피해 보상과 지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작 피해 당사자인 이들은 가만히 있는데 2018년에 이곳 사격장 인근 토지를 경매로 취득한 A 씨 등이 민원을 제기하고, 이곳에 살지도 않는 주민을 동원해 불법 시위를 벌여 60일가량 훈련을 하지 못해 고발하게 된 것이라고 군은 주장했다.

관할 구청인 서구청도 군부대 사격장이 있는 인천 서구 공촌동 산 157-5번지 일대는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할 수 없고, 인천시와 국방부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군부대시설 재배치 계획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A 씨 등은 지난해 ‘미추홀사격장 폐쇄 촉구 연합회’를 구성하고 지역 언론 등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사격장 폐쇄로 약 5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1000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 주장해 왔다. A 씨와 함께 경찰에 입건된 연합회 측 관계자는 현재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꿔 연락을 두절한 상태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