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전급 위기”… 각국 사실상 ‘戰時동원’ 체제

트럼프 “국방물자생산법 발동”

ECB, 1000兆 슈퍼 양적완화
美 자동차 ‘빅3’도 가동 중단

전 세계 157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8일 기준 20만 명을 넘어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지구촌 정치지도자들은 “세계대전급 위기”로 규정하고 군과 민간을 총동원하는 준전시 태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국방물자생산법 발동 의사를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큰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8일 밤 예정에 없던 긴급심야회의를 열고 7500억 유로(약 103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긴급지원책을 발표했다.

미 백악관도 최대 1조3000억 달러(약 1633조 원) 규모의 재정투입 의지를 확인했다. 미 국방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해군 병원선과 군용 마스크 등의 공급과 함께 지방정부와 야전병원 설치 검토에 들어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롤스로이스, 포드, 혼다 등 자동차 업체를 비롯해 60여 개 제조업체에 산소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 생산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실물·금융 모두에서 전 세계적인 위기는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포드·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GM은 오는 30일부터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 모든 공장을 닫는다고 밝혔다. 포드도 19일부터 30일까지 북미 공장 가동을 중단키로 했으며 FCA 역시 유럽 8개 공장에 이어 미국 공장 가동을 멈출 예정이다. 빅3 외에 일본 혼다, 토요타가 각각 6일, 2일간 미국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으며 현대자동차 앨라배마공장은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가동 중단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반등했던 미국 증시는 하루 만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338.46포인트(6.30%) 떨어진 19898.92에 마감해 3년여 만에 2만 선이 무너졌다. 유럽 증시도 추락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 100지수는 4.05% 하락했고 프랑스 파리증시 CAC 40지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 지수도 각각 5.94%, 5.56%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최악의 폭락세를 나타냈다.

김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