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방문 최소 1500명… 생활방역 하자마자 ‘2차 유행’ 비상

- 이태원클럽發 13명 무더기 확진

용인 확진자 관련 15명 감염
2030 젊은층 이용 다중시설서
집단적으로 발생 가능성 커져
정부 “악화땐 거리두기로 회귀”

8일 오전 경기 용인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A(29) 씨와 관련된 확진자가 방문한 클럽에서만 13명이 발생하는 등 클럽발 집단 감염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같은 날 다녀온 클럽 수만 4곳에 이르고, 잠재 접촉자 수만 약 1500명에 이르러 연쇄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코로나19가 수습돼 가는 과정에서 집단감염 사례라는 엄중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다중집합업소 등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나백주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해당 업소들 명부를 보면 지금까지 약 1500명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발생한 12명 외에 확진자가 추가로 더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또 A 씨의 확진 전 동선이 클럽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 식당을 방문하고, 강원 홍천까지 여행하는 등 광범위해 지역사회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 군인 등도 확진자에 포함돼 있는 점도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동선 파악과 통제에 어려움이 따르고, 접촉자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군인은 집단생활을 하는 속성상 슈퍼 감염원으로 작용해 2, 3차 연쇄 집단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

앞서 클럽 등 유흥업소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던 때에도 20∼30대 젊은층이 수시로 방문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이용해 방역당국과 시민들의 우려를 샀다. A 씨의 사례뿐 아니라 대구 확진자가 부산 클럽을 다녀간 사례도 있었으며, 서울 강남의 대형 유흥업소에서도 확진자 3명이 발생하는 등 유흥시설발 감염위험 위협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번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이날 오후 각 지방자치단체 등과 긴급하게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의 상황을 우선 분석·평가한 이후 취해야 하는 조치들에 대해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회의를 통해 현재 클럽 등에 적용 중인 감염관리 수칙을 더 강화할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점검, 추가적인 강화 조치 등을 논의하고 확진자가 발생한 클럽들에 대해서는 행정명령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정부는 당장은 방역 대응을 ‘생활 속 거리두기’로 유지하지만 상황 악화 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총괄조정관은 “산발적 지역사회 감염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생활 속 거리두기의 현재 방침을 변경·수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그럼에도 이 건을 통해서 추가 확진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음이 확인됐으며 국민 개개인이 생활 여러 영역에서 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는지를 절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재규·최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