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클럽에서 처음 만나 밤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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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진욱(36)·전지혜(여·29) 부부

저(지혜)와 남편은 클럽에서 만났습니다. 제가 아주 오랜만에 클럽에 가려고 마음먹은 날이었습니다. 그때 함께 가기로 한 언니가 클럽을 잘 아는 사람이 있다더라고요. 진욱 씨였습니다. 그는 대학 때부터 댄스 동아리 활동을 했고, 지인들 사이에서도 ‘클럽에 춤만 추러 다니는 놈’으로 유명할 정도로 춤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날 진욱 씨는 본인이 있는 클럽으로 저희를 불렀습니다.

그렇게 클럽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죠. 당시 그는 많이 취해 있었습니다. 적당히 있다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와 대화가 잘 통했습니다. 게다가 남편이 저와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이더라고요. 겹치는 지인도 꽤 있었죠. 그렇게 저희는 그날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 후 저희는 클럽 친구로 지냈습니다.

남편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느낀 건 나중 일입니다. 제가 남편 회사 근처에서 대학 동문들과 미술 전시회를 개최한 날이었습니다. 그날 전시회에 온 남편 모습에 설레고 말았습니다. 편한 복장에 모자를 눌러쓰고 놀러 다니던 모습이 아닌, 단정한 머리에 슈트를 입은 깔끔한 모습에 반전매력을 느낀 거죠.

꽃다발을 건네는 그를 보며 기대를 품은 것도 잠시, 그는 술자리가 있으니 끝나고 놀러 오라는 말만 남긴 채 10분 만에 전시회장을 떠났습니다. ‘혼자 기대했구나’란 허탈한 마음에 별생각 없이 남편이 있는 술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술자리가 끝난 후 함께 탄 택시에서 결정적 한 방이 날아왔습니다. “혹시 이상형이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이었죠. 그렇게 저희는 연애를 시작했고 2020년 2월 21일,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부부로서 인생 제2막이 시작됐지만, 늘 젊고 당당하게 저희만의 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열심히 놀고, 열심히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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