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核 격동’ 예고한 김정은…태안 보트 잠입도 모른 軍·警

한반도 및 동북아 불안이 급속히 증폭되는 데 비해, 문재인 정부의 안보 태세는 더욱 한심한 지경으로 내닫고 있다. 최근의 육·해·공군 모두에서 빈발하는 전방위 기강 해이, 최고 군 지휘부에까지 ‘코드 인사’가 확산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 최전방 경계초소(GP) 기관총이 고장 난 줄도 모른 황당한 상황, 날씨를 핑계로 한 군사훈련 연기 등에 덧붙여 서해 앞바다 경계가 무인지경처럼 뚫린 일까지 발생했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일리포 해변에 수상한 소형 보트가 방치된 것을 지난 23일 주민이 신고했다. 길이 4m의 6인승 1.5t 급이었으며, 보트에서는 중국산 물품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곳은 육군 32사단이 해안 경계를 맡고 있으며, 인근의 태안 레이더 기지에서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런데도 군대 및 해양경찰 측은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처럼 밝힌다. 설사 중국 밀입국자들일지라도 경계의 심각한 실패 책임을 모면할 수 없다. 그곳은 인적이 비교적 드문 지역이어서 먼바다에서 모터 보트로 접근했다면 더욱 당연히 식별했어야 했다. 지난해 6월 삼척항이 북한 목선에 뚫린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더라도 군기가 무너지면 한낱 장식품일 뿐이다. 진짜 간첩선이거나 유사시 병력 침투 상황이었다면 최근 GP 피탄 사태와 마찬가지로 무방비로 당했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북한 김정은이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고 24일 북한 관영매체들이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 아랑곳없이 핵무기를 더 만들고, 언제든 핵·미사일 도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남북 판문점·평양 회담, 미·북 싱가포르·하노이 회담 때에는 비핵화 시늉이라도 했지만, 이제는 드러내놓고 핵 증강을 선언한 것이다. 북한은 최근 남한 군대를 ‘오합지졸’로 조롱하고 있다.

이런데도 문 정부는 스스로 5·24 제재 실효(失效)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에 사단장 경험도 없는 이를 앉히더니 작전통 육군 중장을 청와대 비서관에 임명하는 등으로 유능한 군인들의 사기를 꺾고 있다. 이런 군대에 국방을 맡기고 국민이 과연 편하게 잠 잘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