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李 할머니 조롱하는 與 인사들, 피해자 두 번 짓밟는다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5일 두 번째 기자회견을 한 이후 친여 인사와 네티즌들이 반(反)인륜적 조롱의 강도를 높이고 방법도 바꿨다. 지난 7일 1차 회견 뒤엔 “기억 왜곡” “정신이 없다”며 치매라도 앓는 양 신뢰성을 부인하더니, 이번에 정정한 모습을 보이자 음모론에다 친일 인사, 정치적 시기심 등으로 폄훼한다. 일본군에게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모진 만행을 당한 할머니에게 ‘토착 왜구’라고까지 비난한다. 이런 행태는 민주와 인권을 내세우던 ‘동족’이 일본군에 이어 할머니들을 두 번째로 짓밟는 행태나 다름없다.

김어준 씨는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프로그램에서 “기자회견문을 읽어 보면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한 게 아니냐”며 배후에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대표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로부터 연간 375억 원을 지원받은 방송의 진행자가 음모론을 퍼뜨리는 셈이다. 앞서 김 씨는 윤미향 씨를 인터뷰에 불러 해명 기회를 줬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당선인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에 대한 할머니의 거부감이 솔직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이 할머니의 폭로가 질투심이라는 투다. 심지어 이 할머니가 “모금 뒤 배가 고파서 윤 당선인에게 밥을 사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 말에 대해 “(밥 값에) 기부금을 쓰면 안 된다”는 궤변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공격에 대해 이 할머니는 이날 방송에 출연, 기자회견 배후설을 두고 “다시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나무랐다. 이 할머니는 “(저는) 무식한 사람이다. 옆에 딸이 있으니까 써 달라고 한 것일 뿐”이라며 “그런 것 트집 잡지 말라”고 했다.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할 때는 떠받들다가 불리해지자 배신자 취급하며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패륜을 저지르는 여권 일각의 행태를 보면 인성(人性)마저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