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기지주변 장기 점거… 시설보수 못해 장병 ‘생활고’

부대 시설 전반적으로 낙후
옛 골프장 건물 사용하기도

경북 성주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는 장기간 시위대가 주변을 점거하면서 부대 시설 전반이 낙후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반입이 공론화된 후부터 수년간 시위대들이 기지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며 보수 장비 진입도 막아왔다.

29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성주 사드 기지는 2017년 4월 주요 장비 도입 이후 시위대들이 기지 주변을 점거하면서 시설 보수가 진행되지 못해 장병들의 생활관을 비롯해 시설 전반이 낙후된 상태다. 군 관계자는 “부대 시설과 관련한 사안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과거 골프장에서 쓰던 건물들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장병들의 편의시설이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날 발전기 등 노후화된 장비를 비롯해 일부 군사장비도 포함된 것으로 전했다.

부대 시설에 대한 전체적인 보수가 필요하지만 주변 시위대들이 차량을 감시·점거하면서 대규모 보수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이후 성주 사드 반대 주민·단체 회원들은 대규모 집회를 취소했지만 여전히 시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기지 인근 미군 숙소 옆 울타리 부근에서 10여 명이 ‘사드 반대’ 시위를 하고 있으며, 이들은 기지로 향하는 차량을 감시하고 있다. 군 당국은 시설 보수를 위해 꾸준히 장비 반입을 추진했지만 시위대에 막히며 장기간 공사를 이어가지 못했다. 2018년 4월과 지난해 8월 군 당국은 시설 보수 작업에 착수했으나 그때마다 시위대가 나서 이를 막는 바람에 일부 장비를 들여오는 데 그쳤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