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이란과도 대립각… 戰線 ‘전방위 확산’ 우려

러와 리비아 내전 놓고 충돌
對이란 제재 유예조치 종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뿐 아니라 이란·러시아와도 대립각을 세우면서 강경 외교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이란·러시아가 강력 반발하면서 미국이 한편으로는 중국, 다른 한편으로는 이란·러시아와 갈등하는 ‘외교 전선 이중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1일에도 ‘중국 때리기’를 이어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가 군사적 능력을 증강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한 게 대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에 이어 중국의 외교·군사·경제적 패권 추구를 막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도 시 주석을 언급하면서 ‘주석(President)’ 대신 ‘공산당 총서기(General Secretary)’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 중국이라는 일반적 명칭 대신 ‘중국공산당(CCP)’이라는 표현을 사용, 중국 집권세력을 정조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적대국인 이란·러시아를 상대로도 강경책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이란핵협정(JCPOA)의 일부였던 이란과의 민간 핵 협력 사업에 대한 제재 유예조치를 종결했으며, 미군 아프리카사령부는 최근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리비아 내전 개입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인근 튀니지에 훈련 부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신임 의장은 올해 1월 미군에 피살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복수를 완성하는 게 대미 정책”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선언을 비판하고 있는 러시아도 리비아 내전 개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동에서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압박 행보에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과의 ‘신냉전’ 상태에 돌입한 상태에서 미국의 이 같은 강경 정책은 적성국을 더 늘리면서 외교 전선을 이중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