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검찰-삼성 ‘긴장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사흘 앞두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서울중앙지검(왼쪽)과 서초대로 삼성서초사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신창섭 기자
- 이재용 영장실질심사 쟁점은
檢, 합병비율 등 문제없다 판단
‘합병때 호재성 정보 유출’ 정황
주가 동시부양 혐의 수사 초점
삼성측 “시세조종 행위 없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 합병 비율문제와 경영권 승계가 아닌 ‘호재성 정보’를 흘리는 주가 조작으로 합병을 유리하게 진행한 부분을 집중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합병과정에 호재성 정보 등을 통한 시세조종 행위는 없었다고 맞설 것으로 보여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전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의 배임 혐의는 영장에는 적지 않았다. 다툼의 여지가 큰 합병으로 삼성물산 등이 손해를 입은 과정을 입증하기보다는 합병 과정에서 자본시장 질서를 저해한 부정거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검찰 소식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지배권 강화나 합병 비율 산정 등에 있어서 수사팀에서도 법적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구속영장까지 청구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 등 합병 과정에서 호재성 정보를 흘린 확실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주식매수청구권(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회사에 팔 수 있는 권리) 행사를 최소화하고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를 동시에 부양하려 한 혐의에 수사력을 집중했다는 뜻이다.
검찰은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 나스닥 상장 추진도 주가 부양을 위한 허위정보 유포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합병안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한 달 전 제일모직의 손자회사인 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해 12월 나스닥 상장은 무산되고, 삼성은 에피스의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앞서 이뤄진 나스닥 상장 발표가 주식매수청구권 기간에 주가 부양을 위한 목적이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혐의에 대해 삼성 측은 “에피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이 중단된 건 시장 여건 악화와 한국거래소의 삼바 유치 노력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상장규정을 고쳐 3년 연속 적자였던 삼바에 상장의 길을 열어줬다.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자본시장법 전문가)는 “검찰이 에피스 나스닥 상장 공시 자료와 관련해 당시 주가 흐름 등을 증거로 내세울 것으로 본다”며 “주가 변동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호재성 정보를 흘림으로써 시세조종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상대적으로 혐의를 입증하기 쉬운 내용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삼성 측의 반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에 대해 “사회적 약자 또는 검찰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릴 때 활용하라고 만든 제도”라며 “삼성이 검찰을 흔들기 위해 제도를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해완·윤정선·이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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