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6개월 넘긴 방위비협상… ‘駐獨미군 감축’ 새국면

韓 근로자 인건비 해결됐지만
협상 자체는 장기전으로 진입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은 2019년 말까지였던 시한이 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양국 간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장기교착국면으로 진입한 양상이다.

미국이 강행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000여 명의 무급휴직 사태는 최근 한·미 당국이 근로자 인건비 선지급 안에 합의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방위비 협상 자체는 장기전으로 진입한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의 방위비 부담 수준에 불만을 표시하며 주독미군 감축을 공식화한 가운데 한국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16일 SMA 상황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한·미 협상 당국 간에 유의미한 협상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5일부터 75일간 무급휴직 상태에 놓였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000여 명이 정상출근하기 시작한 것은 한·미 동맹에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하지만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10%+α’ 수준이 분담할 수 있는 방위비의 최대치이고, 미국은 한국이 더 큰 기여안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협상은 이미 실무선을 떠나 양 정상 간 결단이 남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카드를 꺼낼지가 주목된다. 독일과 방위비 갈등을 겪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주독미군 감축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한미 SMA 협상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 측 외교 당국자는 “SMA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한 번도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제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