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부동산정책 경쟁적 쏟아내기… 여권 내부부터 ‘혼선’

중구난방식 공급확대방안 내놔
그린벨트 해제案 놓고 ‘딴소리’
태릉 골프장·용산 정비창 활용
정부 “검토한 적 없다” 뒤집어

부동산 시장 불안이 이어지며 여론이 악화하자 여당이 중구난방으로 방안을 내놓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난 민심을 달래려 온갖 대책을 내놓으려 하다 보니 정부와 청와대, 심지어는 당내에서조차 조율되지 않은 대안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7·10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에 대해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이라는 점과 서울 아파트값 폭등을 제어한다는 점에서 메시지가 명확하다”면서도 “(종합부동산세율 과세구간 등) 세부 부분에서 아쉽다는 평이 나온다. 입법 과정에서 이런 주장이 함께 검토돼 대책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에 구멍이 상당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집값 안정을 위해 어떤 성역도, 한계도 두지 않고 쓸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실제 민주당은 대책 발표 직후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15일 당정 협의에서 서울 지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고 논의를 시작했다. 정부에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지만, 여권의 압박이 이어지며 결국 같은 날 진행된 ‘주택공급확대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기점으로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이 공식화됐다. 이 과정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이 다시 뒤집는 등 혼선에 혼선이 이어지기도 했다.

16일에는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국방부가 보유한 태릉 골프장 등 공공부문이 보유한 수도권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당과 정부에 제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의원은 그린벨트를 훼손하지 않고도 골프장 1곳당 최대 2만 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했지만, 협의 당사자인 국방부는 “논의된 바가 없다”며 부인했다. 윤관석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군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검토해 보겠다”면서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가 용적률 완화 대상지 중 하나로 거론된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지만, 정부는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당 일각에선 그린벨트와 유휴지 개발 대신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