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비판 넘어 정부불신…‘촛불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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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책 잇따른 부작용에도
정부 밀어붙이기 일관에 분노
인국공 관련 시위 2000명 예상
부동산 반발 憲訴등 확산될듯

‘촛불 정권’을 자임한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등장하는 촛불시위는 광범위한 정부 정책의 실망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과정에서 채용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부동산 가격 폭등은 대표적인 정부 정책의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존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신과 분노, 허탈감이 도심 광장의 연대로 분출되고 있는 양상이다.

22일 문화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서 촉발된 ‘불공정 채용’ 논란에 대한 반발이 문 정부를 비판하는 촛불시위로 번지고 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노조는 회사가 추진하는 보안검색직원 1900여 명의 ‘일방적’ 직고용 반대 및 전환 절차상의 부당성을 호소하는 ‘대국민 촛불문화제’를 내달 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 앞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미 관련 집회신고서도 경찰에 제출했다. 예상되는 참여 인원은 최소 2000명 이상이다.

공사 창립 이래 직원들이 서울 도심에서 촛불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측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보안검색직원의 직고용 방침에 대한 지적이 계속됐지만, 정책 수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민들과 연대하고 나선 것이다.

문 정부가 지난달 6·17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놓은 뒤부터는 부동산 정책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이른바 ‘실검 투쟁’ 등 온라인상에서 정부 규탄 움직임이 일뿐만 아니라 촛불 집회, 헌법소원 등 집단행동으로 번지고 있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과 7·10 취득세 피해자 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임대차3법반대모임 등 4개 단체는 오는 25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부동산 규제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이 같은 반발 움직임이 헌법 소원 등 법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은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 위해 미래통합당 의원을 지낸 이언주 변호사에게 법률 자문을 했다. 이들 단체는 “과거에 내놓은 대책에서는 이미 아파트를 분양받은 분양자들은 규제 적용을 받지 않았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잔금대출에 대해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고 있어 부당한 소급적용”이란 주장이다. 공사 노조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 위한 법률 검토를 거의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국공 사태와 부동산 문제로 인해) 현 정부에서 촛불 집회로 이어지는 단초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절박한 시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권에서도 상당히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최지영·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