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써라, 아니면 감옥에 가라”

NYT, 스페인 독감 사진 공개
위반자엔 5~10달러 벌금형
최대 10일 징역형 처벌받아

100년 전 스페인 독감이 유행하던 시기에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거리에 나설 때는 착용을 의무화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 공개됐다. 당시에도 미국인들은 마스크 착용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발굴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는 현재의 모습과 놀랍게도 닮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일 뉴욕타임스(NYT)는 스페인 독감이 미국 전역을 휩쓴 1918∼1919년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경찰관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여성을 단속하며 착용을 권고하는 모습,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상점 앞에서 길게 줄을 선 사람들, 병원 안내 데스크에서 단체로 마스크를 쓴 직원들의 모습 등이 담겼다. 1918년 가을까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오클랜드, 새크라멘토, 덴버, 인디애나폴리스, 패서디나 등 7개 도시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샌프란시스코는 1918년 10월 22일 4겹으로 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법령을 최초로 제정한 도시다. 위반자는 5∼10달러의 벌금형 또는 최대 10일의 징역형을 받았고, 하루에 1000여 명의 사람이 체포된 기록도 있다. 일부 극장, 교회, 학교에선 마스크를 지원했다. 마스크 의무령은 4주 동안 이어진 후 만료됐으나 스페인 독감 2차 파동이 발생하면서 12월 17일 다시 시행됐다.

NYT는 당시에도 마스크 착용에 항의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고 전했다.

전염병 역사학자인 하워드 마켈은 “소수였지만 마스크에 반발하는 폭발과 몸싸움이 있었고, 반대 단체들도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에는 마스크 반대 집회를 알리는 포스터도 공개됐다. 당시 설립된 ‘마스크 반대 연맹’은 마스크가 정부의 과잉 대응이라고 주장하며 시위와 탄원, 맨 얼굴 집회 등을 벌였다.

정유정·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