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시 D-1 … 일부 학생들 응시거부 철회

전공의 파업토론서도 찬반논쟁
의견수렴과정 불충분 지적에도
1차투표 부결뒤 2차서 파업결정

의료계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기한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공의들은 물론, 의사 국가고시 거부 등으로 집단행동에 나선 의대생들 내부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정부 정책에 반대는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의료기관을 장기간 비운다는 데 도의적 부담을 느낀 의료인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우선 전공의의 경우 밤샘 토론 끝에 파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한 30일, 전공의 파업 의사결정 주체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열린 총회에서는 ‘파업 중단’과 ‘의견수렴 과정이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에 따르면 긴급회의 1차 투표 결과, 전공의 대표자 193명 중 96명(49.7%)이 파업 중단에 반대했으며 49명(25.4%)이 찬성했다. 회칙에 따라 이 안건은 과반 동의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는 게 비대위 설명이다. 다만 휴회 후 30일 오전 9시 속개된 회의에서는 첫 번째 투표 안건이었던 ‘합의문을 채택하고 파업을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에 대한 대의원 의견수렴 과정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공의는 “정부와의 협의 맥락이 일선 전공의들에게 투명하게 전달되지 않았고,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파업 강행을 원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1차 투표 결과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저녁에 투표 공지가 올라오고 투표 완료까지 병원별로 30분∼3시간밖에 없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후 박 비대위원장의 직권상정으로 이뤄진 파업 중단 관련 2차 투표에서는 ‘파업을 지속하자’는 의견이 134명(72.0%)에 달했으며 ‘파업을 잠정 중단하자’는 의견은 39명(21.0%)이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첫 번째 안건을 뒤집거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하고자 안건을 추가로 올려 투표를 한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안으로 파업을 중단할지를 물었지만 절반을 넘지 않아 부결됐다”고 설명했다.

또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 사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국시 거부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9월 1일로 실기시험일을 배정받은 학생들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기존 실기시험 응시자를 대상으로 국시 응시 취소 의사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응시 취소를 철회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