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폭염으로 49.4도까지 치솟아…최고 기온 기록 경신

폭염·산불 겹쳐 전력수요 급증…주 당국 “정전 대비 비상사태 선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주말 내내 이어진 폭염으로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6일 CNN에 따르면 미 기상당국은 LA카운티 우들랜드 힐즈 지역의 최고 온도가 화씨 121도(섭씨 49.4도)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 최고 기온이었던 2006년 7월 22일의 화씨 119도(섭씨 48.3도)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그 외에 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의 파소 로블레스의 기온도 이날 화씨 117도(섭씨 47.2도)를 기록했다. 데이브 브루노 미 기상청(NWS) 수석 기상학자는 “우들랜드 힐즈는 바닷바람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곳”이라며 “지표면의 높은 온도가 대기 중으로 흡수되고, 육지에서 바다로 향하는 약한 바람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NWS는 성명을 통해 “우들랜드 힐즈의 기온이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 오늘 이 지역의 많은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질 것”이라며 “이번 더위는 오는 8일에야 내려가기 시작하고, 그 후에도 평년 기온을 웃돌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번 폭염은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사태와 겹치면서 화재 진압에도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200만 에이커(약 8500㎢)가 불에 탔다. 서울시 면적(605㎢)의 14배에 달하는 규모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정전 가능성을 경고하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전력망 관리기구인 캘리포니아독립시스템운영국(CAISO)은 주민들에게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시간대인 오후 3시∼오후 10시까지 불필요한 가전제품의 사용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미 에너지부(DOE)도 산불 피해와 폭염으로 캘리포니아주 전력망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주 전기사업자와 함께 전력 생산과 조정에 나서는 긴급 연방규제법(FPA)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