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 끝이 없다

이낙연 봉하 참배·박능후 추석포스터·정정순 檢출석 불응…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부적절한 처신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부터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 않냐’는 궤변으로 일관해 온 여권의 행태가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의 귀성 성묘길을 막아놓고, 집권당 대표는 천리길 봉하마을을 찾아 정치 성묘를 한다면 전형적 이중잣대, 표리부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석인 1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한참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6일에는 “추석 대이동이 있다면 코로나19 상황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당부했다. 추석 연휴 기간 전국 국립묘지들은 아예 문을 닫았다.

국민을 향한 인사말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진이 더 크게 나온 추석 연휴 포스터를 두고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괴한 포스터다. 세금을 안 썼기만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에게 해외여행 자제령을 내린 주무 부서인 외교부의 강경화 장관은 정작 남편이 ‘요트 구입’을 이유로 마국으로 출국, 모양새가 구겨지게 됐다. 그간 여권에서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를 맹비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한강이나 놀이공원에 인파가 몰리는 것을 강하게 지적했던 것에 비춰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과정에서 회계부정을 저지르고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등의 혐의(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등)를 받고 있는 정정순 민주당 의원이 검찰의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응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한 비판도 있다. 정 의원은 전날(4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체포영장 청구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전적으로 수용한다. 법원에서 정의를 바탕으로 사실과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향후 진행될 국회법과 관련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당장 검찰 조사에 응하기보다 국회법에 따른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를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병기·윤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