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외풍 바람막이 대신 檢을 범죄조직 취급” 격앙

일선 검사들 ‘부글부글’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22일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는 제목의 사실상 사직 인사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게재하자 해당 게시글에는 현직 검사들이 “잔(사명)을 피하지 말아 달라”면서 사퇴를 만류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또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반감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쯤 이프로스에 올라온 박 지검장의 글에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지검장님이 중심을 잡고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주시길 기대한다”면서 “이제 검사직을 내려놓으려 한다”는 박 지검장의 사직 인사를 안타까워했다. 일선 A 검사도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는 지검장 말씀이 눈에 들어온다”며 “평검사로 이런 현실이 마음 아프다. 사직 의사를 거둬주셨으면 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대다수 일선 검사들은 박 지검장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직 의사를 거둬달라는 내용을 남기고 있다. 한 검사는 “이런 상황에서 (박 지검장이) 계셔주시는 것이 검찰이나 후배들을 위하는 일”이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최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서신으로 시작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한 현직 검사들의 비판도 올라왔다. B 검사는 “서민들이 피땀 흘려 번 돈 2조 원을 세 치 혀로 순식간에 공중분해 시켜버린 사기꾼 말 한마디에 정치권은 수시로 수사기록을 휴지 조각 취급했다”며 “또 검사들을 범죄조직 취급하며 외풍에 든든한 바람막이가 돼야 할 장관께선 이에 동조하며 총장, 검사를 거짓말쟁이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