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尹, 든든한 버팀목 돼달라” 응원

내부 전산망에 잇달아 댓글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평소 담아뒀던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면서 일선 검사들의 윤 총장에 대한 ‘응원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번번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조직을 뒤흔드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했던 검사들이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올라온 추 장관을 비판하는 글에 댓글을 다는 방법으로 윤 총장에게 지지 의사를 보내고 있다.

23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서 한 일선 검사는 댓글을 통해 “도끼로 찍히고, 저격을 당하더라도 외풍을 막아주는 든든한 버팀목의 책무를 완수해달라. 버팀목이 원래 식물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윤 총장이 자신을 ‘식물 총장’이라 자조한 것을 도리어 빗대며 응원한 것이다. “직을 걸고 정치를 하는 검사가 있는 반면, 직을 걸고 법과 명예를 지키려는 검사들도 있다”며 검찰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댓글도 줄이어 달렸다. 감찰 명령을 내린 뒤 3일 만에 윤 총장을 수사에서 배제시킨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궁예의 관심법’에 비유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윤 총장을 지지한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의 ‘총장님을 응원합니다’라는 글에는 오전까지 16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전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의 사퇴의 변에도 1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현재 검찰이 처한 현실을 개탄하면서도, 사퇴를 만류하는 후배 검사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남부지검 소속 한 평검사는 “외풍에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야 할 장관께선 총장, 검사를 거짓말쟁이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