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시관’으로 수출 지원사격… 방산 三重苦 뚫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LIG넥스원이 자체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 발사 시스템. 중·저고도로 침투해오는 다양한 적 공중위협 및 탄도탄에 대응하는 무기다. LIG넥스원 제공

방진회 ‘디펜스 코리아’ 개설

국내 160곳 850개 품목 탑재
해외바이어 매칭에 숨통 기대

경영난에 코로나 따른 물량부족
업체 수출액 3년전보다 37%↓
국방 기술료 면제기간 연장 등
경쟁력 확보위한 정부지원 절실

세계 10위권의 국내 방위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물량부족에다 경영난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방예산은 급증했지만 무기 수입이 늘면서 낙수효과를 누리기보다 수출경쟁력 약화와 방산생태계붕괴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방진회)의 ‘2019년도 방위산업 통계연보’에 따르면 방산업체들의 매출액·수출액·방산인력은 2016년과 비교해 각각 13.5%, 37%, 5.1% 감소했다. 현 정부 들어 방위력 개선비 평균 증가율은 약 11%로, 지난 9년(2009∼2017)간 평균 증가율 5.3%의 2배를 넘어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협상도 차질을 빚고 있다. 방산 협상이 이뤄지는 에어쇼 등 각종 무기·방산 박람회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막힌 방산 수출의 숨통을 틔울 온라인 포털이 이달 처음 개설됐다. 방진회는 국내 방산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한 온라인 전시관 플랫폼인 ‘디펜스 코리아’(www.Defense-Korea.com)를 이달 개설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까지 사이트에는 국내 방산업체 160여 곳의 850개 품목이 탑재됐으며, 지속해서 추가될 예정이다. 방진회는 이 사이트가 코로나19로 올해에만 국내외 오프라인 방산수출 전시회 10여 건이 취소되는 등 수출 활로가 사실상 막힌 국내 주요 방산업체는 물론, 중소업체들이 해외 바이어를 찾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 개발한 육군의 중형 기동헬기 수리온. KAI 제공

국내 방산시장 규모의 한계로 세계 방산시장으로의 진출이 필수적이지만, 세계 방산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방진회는 수출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방 기술료 면제기간을 연장하고, 무기체계 개발 시 수출가능성 및 수출대상국과 국제공동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출 시 부담해야 하는 절충교역 이행 시 정부 지원을 강화하고 대규모 방산 수출 시 상대국의 수출이행보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급변하는 미래 전장환경에 맞춰 선진 방산업체와의 4차산업 기술 연구·개발(R&D)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대량살상·전면전에서 인공지능(AI), 로봇, 우주·사이버전 등 하이브리드형 미래전으로 전장환경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방위산업체들은 전장환경 변화에 대응해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미래 첨단전력 무기체계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전투원의 생존성 확보를 위해 AI 기술을 접목한 상황인식, 로봇체계 도입이 앞당겨지고 있다.

육군은 미래 전장 패러다임 변화를 대비한 ‘육군비전 2050’을 수립했다. 육군은 ‘아미 타이거(Army Tiger) 4.0’ 계획을 통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해양 무인체계, 공중 무인체계 등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통해 전투원이 수행하기 어려운 고위험 전장환경에서 전투원의 생명을 보장하고 전투효율성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기술기반의 신속획득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올해 해안경계용·감시정찰용 수직 이착륙 드론, 원거리 정찰용 소형무인기, 휴대용 안티드론 등 4개 사업을 시범 도입했다. 국산무기·부품을 우선 구매하고 체계개발 단계부터 체계·부품을 동시 개발하는 부품 국산화도 시급한 과제다. 시험평가 기준을 일정 수준(80∼90%) 충족할 시 우선 전력화한 뒤 나머지 미충족 부분은 성능개량을 통해 개발하는 시험평가 유연화 제도의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