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교육의 미래를 묻다>LA지역 고교생 D·F학점 15% 증가… 유럽 학생 32%, 교육과정 이수 차질

세계도 디지털 수업 ‘부작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정상적인 학교 수업 대신 온라인 수업을 받으면서 학습 저하·학력 격차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비단 국내의 문제만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낮아졌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9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지역 교육청인 로스앤젤레스(LA) 통합교육청은 지역 고등학교 학생 중에서 D와 F학점을 받은 학생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15%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또 초등학생 중에서 영어 읽기 우수를 받은 비율은 10% 떨어졌다.

학력 저하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면서 비대면 수업 아래 학력 저하 극복에 대한 창의적 해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여력이 없는 부모들을 위해서 시내 공공도서관 등을 활용한 학습 지원책을 발표했다.

도시 내 수십 개 도서관 및 주민센터를 원격학습 허브로 만들어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센터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6000여 명이 지원 대상인데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습 격차를 해소하고 불가능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유럽의 경우 지난 10월 발표된 유럽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32%의 학생이 인터넷 접속과 디지털 장비 활용 능력 부족으로 코로나19 사태에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 수준 차이가 현행 교육 시스템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디지털교육실행계획안(Digital Education Action Plan)을 발표하고, 회원국의 인터넷 연결망, 학교 고속인터넷 설치 및 디지털 장비 구입 등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 지원 방침을 밝혔다.

EU 집행위는 유럽의 문화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양질의 온라인 학습 콘텐츠와 학습 플랫폼 개발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분석, 특수교육을 위한 보조 교육 기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하드웨어 기반 장치게임,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도 우선적으로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