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징계 의결서, 6개 문단이 ‘중복’… “징계위 자체가 허술하게 진행된것”

여론조사 보도 날짜도 틀려
법조계 “엉성하고 수준 낮아”

17일 국회에 공유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심의·의결 요지 문건과 관련해서 징계위원회 측이 급조해서 작성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처음부터 답을 정해 놓고 서둘러 진행한 결과라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18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국회에 공유된 15쪽 분량의 징계위 심의·의결 요지 문건을 두고 조잡하다는 평가가 잇달아 나온다. 해당 요지는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를 주도한 심재철 검찰국장의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가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6개 문단이 고스란히 중복됐다. 요지 11∼13쪽 부분에 적시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의 특수성’ 항목에서 △‘징계혐의자의 비위사실은∼고려하였음’ △‘먼저 검찰청법은∼보았음’△‘다음 법률에 의하여∼고려하였음’△‘무엇보다도∼판단하였음’△‘징계혐의자에 대한∼없었음’△‘그 밖에∼하였음’ 등 6개 문단이 그 뒤에도 똑같이 반복됐다.

기본 사실관계도 틀렸다는 비판이다. 징계의결서 요지엔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 등 위신 손상’ 부분을 통해 “징계혐의자(윤 총장)는 2019. 12. 31. 세계일보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 2위를 차지한 것을 인지하고 명단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당 여론조사 보도는 2020년 1월 31일자(여론조사 공표 기준 날짜는 1월 30일)로 이뤄져 사실관계가 틀렸다. 익명을 요구한 부장검사는 “헌정 사상 초유의 총장 징계 의결서 문건 수준이 급하게 쓴 티가 곳곳에서 보일 정도로 수준이 낮다”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