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층 대신 경찰·군인부터… 백신 접종순위 바뀔 가능성

AZ백신 허가 가능성 낮아져
백신접종계획 시작부터 차질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65세 이상은 신중하게 투여 여부를 결정하라고 권고함에 따라 우리나라 백신 우선접종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중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들여올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정부가 정한 우선접종 순위에 따라 1분기에 요양병원 등의 고령층에게 투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고령층에 대한 효능이 아직까지 덜 입증되는 등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무리하게 허가가 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5일 식약처가 향후 만 65세 이상의 접종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논의되도록 권고한다고 의견을 모은 만큼, 예방접종전문위의 판단이 중요할 전망이다. 예방접종전문위는 감염병, 예방의학, 면역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충분한 임상데이터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 전문가인 만큼 고령층에 대한 임상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예방접종전문위가 접종 우선순위 변경을 제안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1분기 접종 대상자는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 입소자, 종사자 등 130만 명이었으나, 65세 이상 고령층이 제외되면 종사자로 한정될 수 있다. 2분기에도 노인재가복지시설 이용자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들 역시 고령층 효과가 입증된 다른 백신이 들어오는 하반기로 미뤄질 수 있다. 오히려 3분기에 접종이 예정된 경찰, 군인 등이 상반기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총 1000만 명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와 별개로 백신 공동구매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서도 상반기 내에 이 백신 약 130만 명분(259만6800도스)을 들여오기로 했다. 1분기에 들어오는 백신은 코백스의 화이자 백신을 제외하면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게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논란을 받고 있다는 점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사용 논란’이 불거진 것은 65세 이상 임상시험 자료가 부족하고, 항체가가 65세 미만 성인에 비해 낮아서다. 임상시험 대상자 중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10% 이하였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추가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접종과정에서 65세 이상에 대한 추가결과가 나올 경우 접종 계획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