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사태, 법관회의서 논의하라” 원로 헌법학자들도 ‘퇴진’ 요구

국내 원로 헌법학자들이 김명수 대법원장 거짓말 사태와 관련,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법원 판결 불신 시대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또 전국법관회의 개최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9일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대법원장의 거짓말은 헌정 사상 초유의 불행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은사이자 초대 헌법재판연구원 원장을 지낸 그는 이날 본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3권분립의 한 축으로 독립성을 지켜야 하는 대법원장이 정치권과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무슨 낯으로 대한민국 사법부 수장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고, 판사들은 대법원장으로 인정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진 사퇴는 물론 전국법관대표회의를 통해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은사인 최대권 서울대 법과대학 명예교수는 “꿎꿎하게 사법부 독립을 지켜야 하는 대법원장이 마치 대통령 부하같이 행동하고 있다”며 “중고등학교에서 다 배운 3권 분립을 대법원장이 훼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최 명예교수는 “3권분립이 허물어지고 사법부 독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북한과 중국과 같은 독재체제가 되고 결국 민주주의가 사라질 것”이라며 “임성근 부장판사가 탄핵되면 결국 정치적으로 행동하는 판사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신평 변호사는 “헌법 103조는 법관의 양심에 따른 독립적 심판과 판단을 규정하고 있다”며 “거짓말을 늘어놓은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는 공정한 재판의 방향성 자체가 상실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대법원장이 특정 이념과 정치권력 편에서 생각하는 비극이 반복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염유섭·윤정선·이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