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7분’ 뚫고… “헬로 월드 ! 어디든 갈 수 있다” 첫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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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번째 美화성탐사 로버 ‘생명흔적 탐색’ 임무 시작

삼각주‘예제로 크레이터’ 착륙
유기물·미생물 흔적 발견 기대

드릴·로봇 팔로 토양샘플 채취
2031년에 지구로 보내질 예정

헬리콥터 동력비행 · 산소 추출
유인 화성탐사 장비 시험 수행

“세계 여러분 안녕하세요(Hello, World), 저의 영원한 집, 화성의 첫인상입니다.”

19일 나사(미 항공우주국)의 화성 탐사 로버(이동형 탐사로봇) ‘퍼시비어런스’가 가장 어려운 고비이자 ‘공포의 7분’으로 불리는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 과정을 무사히 마친 뒤 트위터를 통해 화성 표면 사진을 공개하며 이같이 인사를 건넸다. 퍼시비어런스는 아홉 번째로 화성 표면에 도달한 우주선이자 다섯 번째로 화성에 내려앉은 로버다. 앞으로 화성 내 생명체 탐사와 향후 유인 탐사의 첨병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퍼시비어런스는 이에 앞서 트위터에 “무사히 도착, 어디든지 갈 수 있습니다”라는 트위트를 남기며 임무 시작을 알렸다.

이날 퍼시비어런스는 화성 대기권에 여객기의 평균 순항속도(시속 925㎞)의 20배가 넘는 시속 1만9300여㎞의 속도로 진입했다. 무사히 착륙하려면 7분 이내에 이를 0으로 감속해야 한다. 조금만 실수하더라도 2년이란 시간과 27억 달러(약 3조 원) 투자비용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 이를 위해 착륙선 앞에 장착된 열 보호 방패는 1299도에 견디도록 설계됐고, 시속 1600㎞ 이하로 속도를 늦춘 뒤에 사용할 지름 21ｍ짜리 낙하산을 펼쳐 속도를 더욱 줄였다. 퍼시비어런스는 착륙 1분을 남기고는 이 낙하산을 분리한 뒤 8개의 역추진 로켓 엔진을 점화해 고도 21ｍ 지점에서는 속도를 사람이 걷는 것보다 더 느린 약 시속 2.7㎞로 늦춰 착륙했다.

‘공포의 7분’ 내내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봤던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의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 직원들은 비행통제사 스와티 모한이 “착륙 확인! 퍼시비어런스 안전하게 화성 표면에 도달, 생명의 흔적을 탐색할 준비가 됐습니다”(Touchdown confirmed! Perseverance safely on the surface of Mars, ready to begin seeking signs of past life)라고 외치자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퍼시비어런스가 첫 사진을 전송하자 다시 한 번 탄성이 터졌다.

플루토늄 전지를 동력으로 하는 퍼시비어런스는 길이 3ｍ, 무게는 1t에 달해 역대 로버 중 가장 크다. 6개의 바퀴가 달렸으며, 19개의 카메라와 2개의 마이크, 드릴과 로봇 팔 등 최첨단 장비들을 장착했다. 퍼시비어런스는 화성 내 생명체의 실존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탐사하고, 향후 2030년 계획된 유인 탐사에도 대비하는 등 다른 국가와의 우주 경쟁에서 앞서나갈 발판을 만든다.

퍼시비어런스가 착륙한 예제로 크레이터는 30억∼40억 년 전 강물이 흘러들던 삼각주로 추정돼 유기 분자와 기타 미생물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유기물을 찾아내고 암석과 토양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장비가 탑재된 퍼시비어런스는 토양·암석 샘플 등을 채취해 수십 개 티타늄 튜브에 담아 화성 내 지정된 장소에 보관한다. 이 샘플들은 추후 발사될 또 다른 탐사선에 의해 수거돼 다른 우주선에 전달된 후 오는 2031년 지구로 보내질 예정이다.

화성의 지각 샘플이 지구에 도착하게 되면 인류 최초가 된다. 로버에 탑재된 1.8㎏의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는 화성에서 최초의 동력 비행을 시도한다. 또 퍼시비어런스는 화성 대기에서 산소를 뽑아내 로켓 추진 연료와 호흡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도 수행한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