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올해 경기 불투명,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투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설문

지난해 주식과 부동산 투자 등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자산가들 사이에서 올해는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에 따라 적극적 자산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조정)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겠다는 태도가 나타났다. 만약 자산 구성을 변경할 계획이 있을 경우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부자와 대중부유층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설문조사를 실시해 8일 발간한 ‘2021 부자와 대중부유층의 자산관리 트렌드’에 이러한 내용이 담겼다. 부자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 대중부유층은 금융자산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 보유로 구분했다. 지난해 자산가격 고공행진과 맞물려 부자들의 금융투자 수익률은 2019년보다 높아졌다. 5% 이상 수익률을 올렸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9%에 달해 2019년(27%)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경기에 대해서는 다소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실물경기의 경우 부자와 대중부유층 응답자의 61%가, 부동산 경기는 52%가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전망에 따라 부자와 대중부유층의 절반 이상(부자 51%, 대중부유층 56%)은 올해 ‘현재의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고액자산가(보유 부동산자산 50억 원 이상)의 29%는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부동산자산에서 금융자산으로 리밸런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투자할 계획으로 꼽은 금융상품에는 주식보다는 단기 상품이나 예금 등이 상위에 올랐다. 부자의 경우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단기금융상품이 21%로 1위(1순위 응답 기준)를 기록했고, 은행 정기예금(만기 1년 이상·19%), 주가연계증권(ELS) 등 지수연계상품(17%)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중부유층은 은행 정기예금(24%), 주식 직접투자(22%), 단기 금융상품(14%) 순이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