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료단지 등 노원의 미래 먹거리 위한 ‘밑그림’ 착착”

오승록 노원구청장

“태릉골프장 부지 1만 가구
닭장 아파트는 절대 안돼”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올해 노원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밑그림을 확실히 그려두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창동차량기지와 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차질 없이 이전해 바이오·의료단지 조성을 위한 초석을 닦는 것이 올해 목표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꼽혔던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오 청장은 12일 “올해는 공세적으로 노원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구는 창동차량기지와 운전면허시험장(면적 24만6000㎡)을 옮기고 오는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의료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는 “서울대병원과 같은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바이오 관련 연구소를 유치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오 청장이 공들여 추진해왔던 중계본동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도 9분 능선을 넘었다. 구는 지난 2일 이 지역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다. 오 청장은 “이제는 감정평가와 시공사 선정, 거주민 이주 문제만 남았다”며 “올해 말까지 이주가 완료되면 내년 말부터 착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진척이 느려 주민들의 불만이 있었는데 이제는 전혀 변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공릉동 태릉골프장 부지에 1만 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오 청장은 “닭장 아파트는 결사반대”라는 입장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태릉골프장을 공급부지로 써야 한다면 1㏊(1만㎡)당 200명 이하로 살게끔 인구밀도를 낮추고, 일산 호수공원과 같은 대규모 공원과 확실한 교통대책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일각에서 육군사관학교 부지가 공급 택지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오 청장은 “국토교통부에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만약 육사가 이주하게 된다면, 노원구의 미래를 위해 그곳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며 “태릉골프장의 2배에 달하는 육사 부지에 또 공공주택을 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역설했다.

노원구는 폭염특보 시 하천 변에 무료 생수를 공급하고 반려동물 문화축제를 개최하는 등 구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오 청장은 “큰 담론과 미래만 이야기하다 보면 전체 주민에게 혜택이 가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구민들이 일상 속에서 ‘내가 낸 세금이 이렇게 쓰이네’라고 느낄 만한 사업을 많이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