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택지개발 결정 과정 정보유출·외압도 수사 필요

靑·국토부·지자체 광범위 관여
과거에도 기밀 · 도면 유출 논란

부동산 규제 정책 끝에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 개발을 결정한 정부 내에서 관련 정보가 허술하게 관리돼 기밀들이 줄줄 새 나가는 상황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신도시 지정 전 국토교통부와 산하기관, 청와대, 지방자치단체 등이 광범위하게 관여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직적 정보유출 및 유출 외압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 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수도권에 3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골자로 한 ‘9·21 공급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를 전후로 신도시 정보 유출 사건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신창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 과천지구를 포함한 3기 수도권 신규택지 후보지 8곳이 담긴 내부 기밀 정보를 언론에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자료에는 지역명과 부지의 크기, 택지 조성으로 예상되는 가구 수 등 구체적인 정보가 담겼다. 조사 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지자체와 국회의원실에 자료를 건네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후보지 일대 땅 투기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혼란을 끼쳤고, 국토부는 같은 해 12월 정보 유출이 된 지역을 신도시 후보지에서 제외했다.

같은 해 10월엔 LH 직원들이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된 고양 원흥지구의 개발 도면을 유출해 논란이 됐었다. 유출된 정보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일대 토지 거래량이 급증하고 땅값이 폭등했다. 특히 해당 유출은 LH 전문위원이 임의로 도면을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 부동산 업자에게 전달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동산 학계와 시장에선 국토부와 청와대, 여당, 지자체, 산하 기관 등 신도시 정책을 공유하는 기관을 상대로 조직적 유출 가능성을 열어놓고 철저히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