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악몽의 4회… RYU, 시즌 ‘최악 투구’

■ 토론토 2 - 4 보스턴

홈런 등 장타 3개 4회만 4실점
5이닝 8피안타 4실점 시즌 2패

패스트볼 평균구속 142㎞ 그쳐
우타자로 채운 강타선에 고전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은 2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5이닝 동안 8안타를 내주며 4실점했다. 올 시즌 최악의 피칭. 류현진은 토론토가 1-4로 뒤진 6회 말 조엘 파이암프스와 교체됐다. 토론토는 2-4로 졌고, 류현진은 시즌 2패째(1승)를 당했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3.00으로 올랐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의 투구 수는 83개이고 직구와 체인지업이 27개(33%)씩, 컷패스트볼이 17개(20%), 커브가 12개(14%)였다. 삼진은 2개를 얻는 데 그쳤고, 볼넷은 내주지 않았다. 직구 구속이 뚝 떨어진 게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류현진은 지난 1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6.2이닝 동안 4안타 1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고, 직구 평균 구속은 90.4마일(약 145.4㎞)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엔 평균 구속이 88.7마일(142.7㎞)에 그쳤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의 비중을 늘리며 오른손 타자들이 즐비한 보스턴 타선을 상대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팀 타율 0.289, 팀 OPS(출루율+장타율) 0.818로 빅리그 전체 1위에 오른 보스턴 타선은 류현진을 괴롭혔다.

류현진은 1회 말 3명의 타자를 공 8개로 깔끔하게 봉쇄했다. 첫 타자 키케 에르난데스를 유격수 앞 땅볼로 요리한 류현진은 크리스천 아로요와 J D 마르티네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2회 첫 타자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했다. 보하르츠가 때린 타구는 평범한 뜬공처럼 보였지만, 좌익수 로우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판단 착오로 낙구 지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 2루타가 됐다. 하지만 류현진은 크리스천 바스케스를 중견수 뜬공, 마르윈 곤살레스를 1루수 뜬공, 헌터 렌프로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3회에도 첫 타자 보비 달벡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케빈 플라웨키를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유도했고 에르난데스를 3루 땅볼로 처리했다.

토론토 타선은 4회 초 보 비셋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선취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공수교대 뒤 류현진이 흔들렸다. 4회 아로요와 마르티네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무사 주자 1, 2루의 실점 위기에 몰리더니 보하르츠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3번째 피홈런.

바스케스를 삼진으로 처리해 한숨 돌리는가 싶었지만, 류현진은 곤살레스에게 좌월 2루타를 내줬다. 렌프로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달벡에게 중월 3루타를 허용해 다시 실점했다.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이 한 이닝에 홈런, 3루타, 2루타 등 장타를 모두 허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4회 마지막 타자 플라웨키를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힘겹게 이닝을 마쳤다. 3회까지 29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4회에만 26개의 공을 던졌다.

류현진은 5회에도 흔들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아로요에게 2루타를 내줬다. 마르티네스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했지만 비셋의 포구 실책이 나와 주자는 1, 2루가 됐다. 류현진은 보하르츠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 1루 주자를 2루에서 아웃시켰고 바스케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